혁신과 표절 사이, 벤치마킹의 경계를 묻다
노브랜드의 출발, 가격 파괴에서 시작된 실험
2015년, 신세계는 유통의 새로운 돌파구로 노브랜드를 선보였습니다. 브랜드 없는 브랜드를 표방하며, 가성비 중심의 PB 제품에 집중한 전략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의 큰 호응을 얻으며 론칭 첫해에만 매출 234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노브랜드는 출시 초기부터 캐나다 유통 기업 '노네임(No Name)'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노란색 배경 + 단순 텍스트 조합이라는 디자인까지 겹치며 ‘카피캣’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노브랜드 피자와 국내 카피 논란
2022년 대치동에 오픈한 노브랜드 피자 1호점은 인테리어, 컬러, 유니폼까지 국내 중소 브랜드 ‘고피자’와 유사하다는 논란에 휘말립니다. 고작 색상과 운영 시스템이 겹쳤다고 보기엔, 브랜드 정체성까지 유사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의혹이 확산됐습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차별화를 위한 선택”이라고 해명했지만, 해외가 아닌 국내 중소기업과의 유사성은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삐에로쇼핑, 동키호테 카피인가 벤치마킹인가
‘용진이 형’이 직접 주도한 삐에로쇼핑은 일본의 동키호테와 유사한 콘셉트로 도입 당시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용진은 이를 “벤치마킹”이라고 표현했지만, 소비자들은 “베낀 수준”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결국 삐에로쇼핑은 성과 없이 철수했고, 신세계에게는 실패 사례로 남았습니다.
무인양품 vs 자주, 여전한 유사성 논란
신세계의 자주(JAJU)는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로, 일본 무인양품(MUJI)과 매우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로고, 인테리어, 제품 구성까지 미니멀한 분위기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소비자 혼란을 낳았습니다.
이에 대해 신세계는 “상품군과 디자인 전략은 다르다”고 해명했고, 최근에는 한국 전통미를 반영한 리브랜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스타필드, 웨스트필드와의 유사성
초대형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역시 호주 웨스트필드를 카피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대형 테마형 유통 공간, 엔터테인먼트와 쇼핑이 결합된 구조, 브랜딩 기획 등 구조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많아 이 역시 ‘벤치마킹 vs 표절’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스타필드는 국내 최초의 복합 쇼핑몰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유통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 성공 사례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벤치마킹과 카피의 경계, 브랜드의 책임은?
유통 업계에서 벤치마킹은 필연적입니다. 하지만 디자인, 브랜드 정체성까지 유사하다면 소비자의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신세계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따라붙는 카피 논란은 결국 명확한 차별화 전략의 부재로 귀결됩니다.
이제는 **카피가 아닌 혁신을 증명할 시기**입니다. 단순히 따라가는 것이 아닌, **고유의 브랜드 철학과 소비자 경험을 설계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