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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 문제로 떠오른 술 ‘스트롱 제로’…도대체 어떤 술이길래?

by 갈매기인포스터 (Seagull Infoster) 2025. 6. 14.

일본에서 최근 몇 년간 빠르게 확산된 술, ‘스트롱 제로(Strong Zero)’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저렴하고 빠르게 취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술이 왜 그렇게 논란이 되는 것일까요? 실제 현지 조사와 소비 행태, 정책까지 살펴보며 그 실체를 파헤쳐 봅니다.

스트롱 제로란?

스트롱 제로는 2009년 일본의 대형 주류 기업 산토리(Suntory)에서 출시한 츄하이(酎ハイ)입니다. 츄하이는 소주(쇼츄)와 하이볼을 결합한 형태의 칵테일로, 과즙과 탄산수를 섞어 맛을 부드럽게 만든 술입니다.

특히 스트롱 제로는 보드카를 베이스로 사용하며, 알코올 도수는 무려 9도입니다. 일반적인 맥주(5도 전후)보다 훨씬 높고, 500ml 한 캔 기준으로 소주 0.8병 분량에 해당합니다.

이름의 ‘Strong’은 높은 도수를, ‘Zero’는 당류 및 퓨린이 제로임을 의미하며, 맛은 비타민 음료처럼 느껴질 정도로 부담이 적습니다.

왜 사회 문제가 되었을까?

  • ① 저렴한 가격: 맥주보다 훨씬 저렴하며, 350ml 기준 150엔대에 구매 가능.
  • ② 빠른 취기: 도수가 높고 달콤한 맛 때문에 음료처럼 마시다 보면 금세 취하게 됨.
  • ③ 세금 구조의 허점: 일본은 츄하이에 낮은 세금이 부과되어 맥주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음.
  • ④ 젊은 세대의 현실 도피 수단: 경제적 불안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만연한 일본 청년층 사이에서 ‘스트롱제로 문학’이라는 밈까지 등장함.

실제로 일본 거리에서는 가출 청소년이나 노숙인들이 스트롱 제로를 마시고 쓰러져 있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발견됩니다.

“스트롱제로 문학”이란?

2017년 일본 트위터를 중심으로 확산된 개념으로, 스트롱 제로를 마시며 현실을 망각하고 도피하는 심리를 반영한 표현들입니다.

“스트롱 제로는 희망이 제로라서 스트롱 제로다.”

“스트롱 제로는 취하는 게 아니라 기억을 지우는 용도다.”

이는 단순한 음주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와 청년 정신 건강 문제까지 연결되는 복합적 현상임을 보여줍니다.

제조사의 대응 및 일본 정부의 입장

스트롱 제로의 인기로 인해 유사한 고도수 츄하이 제품들이 쏟아지자, 일본 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제조사들은 도수를 낮춘 7도 제품을 확대하거나 제품 라인업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일부 정치권에서는 9도 이상 제품에 대한 규제 법안 논의도 시작되었습니다.

한국과의 비교: 왜 한국에선 더 비쌀까?

한국에서도 ‘캔 하이볼’이나 ‘츄하이’ 스타일의 술이 유행하고 있으나, 오히려 일본보다 더 비싸게 판매됩니다. 이는 세금 구조의 차이 때문입니다.

  • 일본: 츄하이는 낮은 주세가 적용되어 맥주보다 저렴함.
  • 한국: 대부분 리큐르로 분류되어 제품 가격 기준으로 세금 부과. 맥주보다 더 높은 세금이 붙는 경우도 많음.

결과적으로, 한국에서는 스트롱 제로와 같은 저가 고도수 제품이 쉽게 유통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결론: 술 한 캔에 담긴 사회 문제

스트롱 제로는 단순히 “도수 높은 술”이 아닌, 일본 사회의 경제적 불안, 정신적 고립, 세금 제도 허점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이제는 술 소비 또한 단순한 취향을 넘어, 사회 구조와 문화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우리는 어떤 술을 마시는가보다, 왜 그 술을 마시게 되는가에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5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