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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폐허 속 우크라이나, 왜 한국을 교과서에 담았을까?

by 갈매기인포스터 (Seagull Infoster) 2025. 6. 18.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 현대사에서 가장 참혹한 재난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도시 인프라의 60% 이상이 파괴되고 수십만 명이 전사한 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뜻밖의 선택을 합니다. 바로 한국의 경제 발전과 민주화 경험을 자국 교과서에 포함시키는 것입니다.

왜 하필 한국인가?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는 2024년 개편된 11학년 세계사 교과서에 ‘한강의 기적’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압축 성장 모델을 포함시켰습니다. 단지 경제적 성장뿐 아니라, 전쟁을 겪은 후 민주주의와 기술 발전을 동시에 이룬 국가로서의 상징성을 주목한 것입니다. 이는 전쟁의 폐허에서 다시 일어서야 하는 우크라이나에게 ‘한국’이 현실적인 벤치마킹 사례가 되기 때문입니다.

1950년대, 폐허에서 시작된 한국의 기적

1953년 휴전 당시, 한국의 1인당 GNI는 67달러에 불과했으며, 산업 기반은 사실상 전멸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본격화된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해외 파병을 통한 외화 유입, 그리고 교육에 대한 전 국민적 열망이 결합되며 기적이 시작됩니다.

1964년 한국의 수출은 1억 달러를 돌파했고, 1977년에는 1,000달러의 1인당 국민소득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당시 개발도상국으로서는 이례적인 성과였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GNI는 약 36,635달러(2024년 기준)에 이릅니다. 무려 540배의 성장을 이룬 셈입니다.

우크라이나 교과서에 담긴 한국의 모습

우크라이나의 새 교과서에서는 한국을 단순한 산업국가가 아닌, 교육, 혁신, 민주주의의 통합 모델로 소개합니다. 학생 과제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BTS 등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조사하게 하며, 문화적 소프트 파워까지 학습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은 점은 “인적 자본에 대한 사회적 투자”를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로 분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쟁 이후에도 교육 개편과 디지털 전환을 멈추지 않는 우크라이나의 전략과도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의 교육열, 우크라이나의 희망이 되다

1960년대 보리고개를 겪으며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으려던 한국 부모들은 자식 교육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 결과, 1945년 문맹률 78%였던 한국은 불과 25년 만에 12.4%로 감소했고, 산업화의 인적 토대를 형성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역시 교육을 재건의 핵심 전략으로 삼으며 한국의 경험을 따르고 있습니다.

한국은 더 이상 원조받는 나라가 아니다

한때 미국 원조에 의존하던 한국은 이제 개도국에 원조를 제공하는 공여국으로 성장했습니다. 그 이면에는 국민들의 단결, 정부의 수출 지향 정책, 교육과 기술 혁신이 있었습니다. 이 모든 요소는 오늘날 우크라이나가 고민하는 질문, “전쟁 이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답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한국, 살아 있는 교과서가 되다

우크라이나가 한국을 교과서에 담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한 세대 만에 폐허에서 세계 13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나라, 그것이 바로 한국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모델은 지금도 전 세계에서 유효한 ‘희망의 설계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전쟁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한국이 증명했듯이, 폐허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동반자로 한국이 선택된 것, 그것이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